(칼럼)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 몸에 예의를 갖추자

작성자 : | 조회수 : 301
작성일 : 2022-04-14 15:27:54

자연재해 , 코로나 19 와 같은 바이러스들 , 깨끗하지 않은 공기 , 식품 속 해로운 성분 등 우리 몸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는 환경변화 속에서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항상성

우리 몸에는 생존을 위해 몸속 화학반응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항상성 (homeostasis) 이 존재합니다 .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 몸에 해로운 것은 없애고 , 각 장기가 제 기능을 하도록 몸속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것을 말합니다 . 그중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같이 해로운 침입자를 감지해 방어하는 선천적인 면역 시스템이 최전방 방어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또 인간은 호흡하며 공기 속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 , 그로 인한 염증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착한 염증 제거 면역세포들도 있어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몸속 장기가 사용할 에너지원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우리 몸은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 만약 식사를 제때 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영양소를 되도록 많이 흡수하기 위해 호르몬 분비를 늘리기도 합니다 . 또 음식을 너무 적게 먹거나 편식을 하면 몸에 꼭 필요한 영양 성분과 콜레스테롤 합성을 늘려 필요한 것을 더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 이렇게 몸은 생존을 위해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맞게 몸속 균형을 맞추고자 각 장기와 뇌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합니다 .

 

건강한 사람에게도 갑작스럽게 생길 수 있는 뇌혈관질환

몸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실제적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 집에서 매일 저녁 위스키를 4~5 잔씩 마시는 정도의 음주습관 이외에는 특별한 건강 위험이 없던 65 세 남성이 갑작스럽게 뇌경색으로 응급 시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 입원해 검사를 받던 중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소견도 발견되었습니다 . 아무 이상도 없던 이 남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

이 남성의 뇌경색 발생 직전의 병력을 알아본 결과 ,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 직업상 약간의 움직임이 있어 근육량과 체력도 해당 연령대에서 평균 이상은 되는 분이었습니다 . 단지 최근 2~3 년간 일로 인해 아내와 떨어져 지내면서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늘고 종종 식사를 거르기도 했습니다 .

결정적으로 뇌경색이 발생하기 직전에는 동생 2 명이 모두 췌장암 , 간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동생들과 함께 병원에 다니느라 육체적으로도 매우 과로한 상태였습니다 . 마음이 많이 상한 환자는 뇌경색 발병 하루 전에 평상시보다 과음한 후 자고 일어나 바로 동생의 병원으로 향하던 중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

뇌혈관질환은 이분처럼 만성질환이 전혀 없는 건강한 경우에도 심하게 과로하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50 세 이상 검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암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자신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다고 답한 경우보다 허약하다고 답한 경우 암 관련 사망위험은 1.5 ,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2.5 배가량 높았습니다 .

반면 여성에서는 건강상태가 매우 좋다고 한 경우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적었지만 ,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증가했습니다 . 또 체력상태가 좋은 남성이 운동을 과하게 하는 경우 심뇌혈관질환 사망위험이 오히려 약간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

이 연구 결과와 같이 일반적으로 스스로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거나 체력이 좋은 분 중 정신적 · 육체적 과로가 동반되는 시기에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체력의 한계를 넘을 정도로 휴식 없이 과로가 반복되는 순간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우리 몸

환자는 뇌경색 진단 후 금주했고 , 3 회 정도 규칙적으로 산에 오르는 등 신체활동을 늘리고 , 세끼 식사를 충실히 했습니다 . 또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물도 잘 복용했습니다 .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해 혈전 예방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수술을 위해서 일시적으로 약을 끊어 재발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암이 있다고 해도 1 년 정도 수술치료를 미루게 됩니다 . 따라서 환자는 전립선암 수치와 MRI 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

놀랍게도 뇌경색 발병 6 개월 후 전립선암 검사에서 환자의 혈액 내 전립선암 수치가 정상화되었고 , 영상검사에서도 전립선암을 의심할 만한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 환자는 물론 의사도 놀라워했습니다 . 실제로 임상에서 환자를 볼 때 ,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폐암 의심 병변이나 황반변성의 초기 병변 등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으로 없어지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 환자의 생활습관 변화로 인해 체력이 호전되고 이와 더불어 약물치료로 인해 혈관 건강이 좋아진 점 ,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없앤 점 등이 환자의 초기 암 의심 병변을 없앤 것입니다 .

이렇게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때 , 문제를 해결할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함께 좋지 않은 생활습관 교정 ,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초기에는 중증질환으로의 진행을 막고 일부는 완치도 가능합니다 . 이 환자의 경우 뇌경색 발병은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생활습관 교정

반면 중대한 질병에 걸렸을 때 그 원인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시하면 ,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73 세 남성은 세 번이나 폐 선암에 걸려 세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 마지막에는 예후가 나쁜 폐암이 발견되어 현재 치료를 반복하고 있지만 , 경과가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

최근에는 중대한 질병의 조기진단이 늘어나고 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중증질환 치료 후 생존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인구집단을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암 생존자의 이차암 발생 위험은 같은 나이와 성별을 가진 일반인의 약 1.1~1.6 배 정도 됩니다 . 암 생존율이 높은 국가들에서 이차암은 전체 암 발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 미국은 16%, 스웨덴은 8.5% 에 이르기도 합니다 .

중증질환 경험자에서 다른 중증질환 발생 위험이 다소 큰 이유는 유전적인 원인 , 치료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 임상적으로는 특히 교정 가능한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예를 들어 비만은 유방암 환자에서 반대편 유방암 (1.37 ), 자궁내막암 (1.96 ), 대장암 (1.89 ) 의 위험을 높이며 , 흡연은 폐암 환자에서 이차암 발생 위험을 3~4 배 높입니다 . 이는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따라서 암 , 심뇌혈관질환에 이환된 경우에는 흡연 , 과도한 음주 , 비만 및 당대사 이상 ( 인슐린 저항성 ), 신체활동 부족 , 영양 불균형 등 생활습관을 반드시 교정해야 합니다 .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몸속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는 우리 몸에 휴식과 함께 좋지 않은 것들을 조금만 없애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글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민선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2 4 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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