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몸이 보내는 신호. \'증상\'에 귀 기울이자

작성자 : | 조회수 : 441
작성일 : 2022-03-03 11:17:09
몸이 보내는 신호. '증상'에 귀 기울이자    


  우리 몸은 이상이 있으면 신호를 보냅니다. 증상  이 있을 때는 휴식을 취하고 영양을 보충해 체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되면 질병이 생깁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인 ‘증상’을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대응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체력이 떨어져 건강에 위험이 생긴다는 신호, ‘증상’]   
  몸에 대한 지식도 없고, 병원도 약도 없던 고대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증상’이라는 몸의 신호에 맞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증상’이란 환자가 병이나 상처를 지닌 상태에서 나타나는 몸의 이상, 질병의 존재를 인식하게 하는 증후를 의미합니다. 특정 부위가 아프거나 이상이 생겼을 때 휴식을 취하고, 영양을 보충해 체력을 회복하게 되면 증상이 없어지는 과정을 경험적으로 습득함으로써, 사람은 자연 치유를 해 생존할 수 있었지요.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초기의 증상이란 체력이 떨어져 특정 장기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사인(sign), 즉 염증이 생긴다는 몸의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환자들의 생각과 달리 암과 같은 중한 병, 심뇌혈관질환의 경우는 말기가 되기 전에는 거의 증상이 없어서 증상만으로 초기에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빠르게 체력을 향상할 수 있는 근력운동]   
규칙적으로 검진을 받던 58세 여성인 제 환자의 사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환자는 업무차 제주도에 2박 3일 일정으로 출장을 가 평상시보다 몸을 많이 움직이고, 식사 시간이 맞지 않아 점심을 거른 후 좌측 아랫니 쪽 잇몸에 통증이 생겼습니다. 급한 대로 진통소염제를 먹었지만, 통증이 깨끗하게 가라앉지 않자 평상시 진료에서 증상이 나타날 때 제가 하라고 했던 처방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우선 고기를 포함해서 식사를 약간 배부르게 먹고, 아픈 부위 쪽(상체) 근력운동, 물건을 드는 활동을 가볍게 하라고 했던 처방입니다. 반나절쯤 지나자 환자의 증상은 사라졌습니다. 
 인간이 숨 쉬고, 먹고, 배설하고 생존을 위해 각 장기가 일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매일 염증이 생기는데 우리 몸은 그 염증을 어떻게 제거할까요? 
 건강한 사람의 몸에서는 매일 생기는 몸속 염증을 자신의 힘으로 혈액을 좀 더 빠르게 돌려 혈액 속의 면역세포, 염증 제거 물질들이 제거해 주면서 질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게 합니다. 증상이 없어지지 않거나 질병이 생기는 원인은 몸에 이로운 물질들이 들어 있는 혈액을 문제가 생긴 부위에 적절히 밀어 보내줄 만큼 힘의 여유가 없어서입니다. 체력이 떨어져 각 장기로의 혈액순환과 영양 공급,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면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고, 몸은 이렇게 ‘증상’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이때 증상은 각자의 가장 취약한 장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조금만 피곤하면 잇몸 염증이 생기거나, 목이 아프거나, 요로감염이 생기는 등 사람마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는 것을 처음 나타내는 부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검사해도 특정 장기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직 영상 검사나 피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발견될 만큼 염증이나 염증으로 인한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빠르게 체력을 향상하는 방법을 적용해봅니다. 빠르게 힘을 회복하려면, 근력을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혈액이 빠르게 돌 정도로 대사속도를 높이려면 포만감 있게 먹거나, 근력을 쓰거나, 기분 좋은 일이 생겨야 뇌가 반응하게 됩니다. 힘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불안하거나 우울하기 쉽고, 먹는 것도 포만감을 느낄 정도까지 이르자면 조금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조금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끌고 다니는 등 근력을 사용하는 운동을 해봅니다.
 만약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라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약간 포만감이 들도록 배부르게 식사를 먼저 합니다. 배가 찼다는 신호가 뇌에 도달하면, 인체는 대사속도를 높이고 섭취한 에너지를 좀 더 사용하려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혈액순환 속도가 빨라지고 온몸 장기가 좀 더 빠르게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포만감이 들게 식사하려면 동물성 단백질을 반드시 섭취해야 합니다. 식사 후에는 상체와 하체를 이용해 가벼운 근력운동을 합니다. 상체운동은 2~3kg 정도 아령을 들거나, 책을 드는 것도 좋습니다. 하체는 스쾃처럼 다리 쪽 피를 심장으로 효율적으로 올려주는 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증상이 별로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의 도움이 필요하므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몸에 생기는 염증을 없애지 못하면 질병 발생] 
  또 증상은 있는데 검사 결과 이상이 없고, 계속 증상이 생겼다가 없어졌다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다른 환자의 예를 보겠습니다. 151cm, 48kg인 65세 여성이 7~8년 전부터 조금만 피로하면 마른기침과 눈이 빠질 것 같은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그 당시는 폐 정밀검사 결과 7mm정도 되는 간유리양 결절이 있었고, 안과에서는 안구건조증 이외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환자는 57세경부터 조금만 피곤하거나, 공기가 바뀔 때 기침을 하곤 했지만, 정밀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65세에 폐CT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 3년 후 68세에는 눈에 망막 전막이라고 하는 병변이 생겼습니다. 
 이 환자는 육류를 거의 먹지 않는 식사 패턴에 어려서부터 식사를 자주 거르고 편식을 하곤 했고, 과로하는 생활습관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또 대장이 과민해서 생채소를 섭취를 조금 늘리면 무른 변을 보거나 설사를 하곤 했습니다. 힘을 만드는 데 기본이 되는 영양이 바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로했던 것이지요. 환자는 체중을 늘려 56kg이 되었고, 조금씩 커지던 폐 병변은 더 커지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들에게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자 정신적인 부담이 커져 눈에 병변이 생겼습니다. 
 급성 증상이 생길 때는 약물치료와 체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 폐 병변은 더 증가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발생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근육과 혈관수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취약한 장기에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병변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만약 젊은이였다면 그 영향이 크지 않았겠지만, 고령에 이르러서는 삶의 특정 시기, 즉 정신적·육체적 부담이 느는 시기에 몸에 생기는 염증을 다 없애지 못하면 이렇게 질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라] 
  그렇다면 평상시 체력의 바닥을 보지 않고, 적절한 힘의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요? 눈이 아프다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등 특정 장기에 증상이 나타날 때는 체력 저하에 따라 장기가 힘들다는 표현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장기적으로 체력을 높일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치료법입니다. 이때 중년 이후 고령자의 경우와 젊은이의 경우에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50세 이후에는 우선 나이 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몸이 나한테 하는 말에 귀 기울여봅니다. 몸이 쉬어달라고 증상이라는 표현을 하면 무조건 쉬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스스로 정한 기준을 조금 낮추면 가능합니다. 
 온몸이 돌아가며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에게 일을 줄이라고 말씀드리면 “예전에는 더 많이 일했는데, 이 정도도 안 하고 어떻게 사느냐”, “어제까지는 아무 증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왜 그러느냐”고 하시며 약을 쓰든 주사를 맞혀주든 ‘슈퍼맨·슈퍼우먼’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달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약을 써서 통증만 없애드리면 무리가 되는 것을 느끼지 못해 과로하게 되면서, 결국 몸속 장기는 큰 병이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로하는 버릇을 없애도록 노력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평상시처럼 100% 힘을 다 쓸 때까지 열심히 하기보다는 50~70% 정도 일하고 쉬기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결국, 절대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정도는 비슷해집니다. 그다음에는 영양, 신체활동, 감정 순으로 균형을 맞추어봅니다. 만약 식사가 조금 부실하다면 열량 섭취를 매 끼니 늘려주거나,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약간 배부르게 먹는 것입니다. 이때 끼니마다 단백질 섭취를 함께 챙겨주는 것이 고령자가 해야 할 두 번째 단계입니다. 운동량은 이전에 하던 정도를 조금씩 나눠서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령자이거나, 체력이 바닥 났을 때 한꺼번에 체력을 끌어 쓰는 운동을 좀 더 늘리게 되면 먹은 음식의 흡수가 어려워질 만큼 체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젊은이들의 체력 증강을 위해서는 감정적인 스트레스 관리, 부족한 신체활동 늘리기, 몸에 좋지 않은 음식 섭취를 줄이고, 제때 식사하기 순으로 살펴봅니다. 공기 좋은 숲에서 산책하거나,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늘리는 등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면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는 몸의 신호입니다. 증상은 각자의 가장 취약한 장기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몸이 증상이라는 신호를 보내면 절대 무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휴식과 함께 적절한 영양을 주고 근력운동을 실시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면, 취약한 장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글 :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발췌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지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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